배상명령은 어떤 제도인가요?

형사재판을 맡은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에게 피해 배상까지 함께 명하는 제도입니다. 근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이고, 현행 법률은 2026년 6월 2일 시행된 법률 제21726호입니다. 제1심이나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의 신청으로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쓰는 절차로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용입니다. 배상신청서에는 인지를 붙이지 않고(제26조제1항 후문), 배상명령의 절차비용은 특별히 부담할 사람을 정한 경우를 빼면 국고가 부담합니다(제35조). 민사소송을 따로 제기할 때 들어가는 인지대와 송달료를 들이지 않고, 이미 열려 있는 형사재판 안에서 강제집행에 쓸 서류를 받아 보는 경로입니다.

형사합의금을 주고받는 일이나 가해자가 돈을 맡기는 공탁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형사합의와 민사합의는 목적·상대·효과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먼저 구분해 두면, 배상명령이 그중 어디에 얹히는 절차인지 보기 쉽습니다.

교통사고 사건도 배상명령 대상이 되나요?

조문은 두 갈래로 길을 둡니다. 죄명이 열거 목록에 드는지 보는 제25조제1항과, 죄명을 묻지 않고 합의된 금액만 보는 제25조제2항입니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요건을 명확하게 맞출 수 있는 쪽은 합의가 있을 때의 제25조제2항입니다. 제25조제1항제1호는 「형법」의 여러 조문과 함께 “같은 법 제26장, 제32장(제304조의 죄는 제외한다),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 및 제42장에 규정된 죄”처럼 장 단위로도 대상을 적고 있습니다. 제25조제1항제3호는 “제1호의 죄를 가중처벌하는 죄 및 그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경우 미수의 죄”를 대상에 넣습니다.

교통사고 사건에 대보면 죄명에 따라 들어맞는 조문이 달라집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는데, 이는 「형법」 제268조가 정한 법정형과 같은 수준입니다. 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은 사고운전자가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를 “가중처벌한다”고 조문에 적고 있습니다. 제25조제1항제3호가 가중처벌하는 죄를 대상에 넣으므로 그 문구가 어디까지 닿는지는 제1호가 장 단위로 인용한 범위를 함께 따라가야 가려집니다. 이 글은 그 장 단위 인용에 어떤 조문들이 들어 있는지를 공개된 조문 본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죄명만 보고 대상 여부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내 사건이 제1항 경로에 드는지 가늠할 실무 단서는 검사의 통지입니다. 제25조의2는 검사가 제25조제1항에 규정된 죄로 공소를 제기한 경우 지체 없이 피해자에게 배상신청을 할 수 있음을 통지하도록 정합니다. 통지가 왔는지와 별개로, 가해자와 합의한 금액이 있다면 제25조제2항이 열립니다. 이 조항은 제1항에 규정된 죄와 “그 외의 죄”에 대한 피고사건에서도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해 배상을 명할 수 있게 하므로, 죄명 분류와 무관하게 쓸 수 있는 경로입니다.

배상명령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어디까지인가요?

제25조제1항이 배상을 명할 수 있다고 적은 대상은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 세 가지입니다. 일실수입이나 휴업손해는 이 열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치료비 손해”를 조문이 더 나누어 적지는 않습니다.

교통사고 손해배상에서 금액이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항목이 일실수입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1항 경로만으로는 손해 전부를 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손해 항목이 어떻게 나뉘고 어디서 금액이 벌어지는지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다루는 항목과 절차 쪽이 더 넓게 잡습니다.

제25조제2항 경로는 금액 기준이 다릅니다. 여기서 배상을 명할 수 있는 것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이어서, 합의 문서에 일실수입이 들어가 있다면 그 합의 금액 자체가 대상이 됩니다. 어떤 경로를 쓰는지에 따라 담을 수 있는 금액의 성질이 바뀌는 셈입니다.

법원이 배상명령을 하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제25조제3항은 네 가지 경우에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못 박습니다. 제32조제1항은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않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되거나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정합니다.

아래 표의 오른쪽 칸은 조문 문구가 아니라, 그 문구를 교통사고 사건의 흔한 상황에 대응시킨 해석입니다.

조문조문이 적은 사유교통사고에서 걸리기 쉬운 지점
제25조제3항제1호피해자의 성명·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신청인 정보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
제25조제3항제2호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치료가 진행 중이어서 청구 금액을 적지 못하는 상태
제25조제3항제3호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과실비율이나 손해 범위를 양쪽이 다투는 상태
제25조제3항제4호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신체감정이나 증인신문이 더 필요한 상태

세 번째 사유가 교통사고 사건에서 특히 무게가 큽니다. 과실비율 다툼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한지와 바로 이어지는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각하 결정에 대한 불복은 한쪽으로만 열려 있습니다. 제32조제4항은 배상신청을 각하하거나 그 일부를 인용한 재판에 대하여 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고 다시 동일한 배상신청을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제33조제5항은 피고인이 유죄판결에는 상소하지 않고 배상명령에만 상소 제기기간 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다만 즉시항고를 제기한 뒤 상소권자의 적법한 상소가 있으면 그 즉시항고는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신청은 언제, 어떻게 하나요?

신청 기한은 심급이 아니라 변론 종결 시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26조제1항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신청하도록 정합니다.

  • 서면 신청: 신청서와 상대방 피고인 수만큼의 부본을 제출합니다(제26조제2항).
  • 신청서 기재사항: 피고사건의 번호·사건명·계속된 법원, 신청인의 성명과 주소, 대리인이 신청할 때는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상대방 피고인의 성명과 주소, 배상의 대상과 그 내용, 배상 청구 금액을 적고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서명·날인합니다(제26조제3항). 필요한 증거서류를 첨부할 수 있습니다(제26조제4항).
  • 구술 신청: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경우에는 말로 배상을 신청할 수 있고, 이때는 공판조서에 신청의 취지를 적습니다(제26조제5항).

신청 뒤의 절차도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법원은 서면 배상신청이 있으면 지체 없이 신청서 부본을 피고인에게 송달하는데, 직권 또는 신청인의 요청에 따라 신청인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을 가리고 송달할 수 있습니다(제28조). 법원은 신청인에게 공판기일을 알려야 하고, 통지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으면 신청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습니다(제29조). 제30조제1항은 신청인과 그 대리인이 공판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소송기록을 열람하고 피고인이나 증인을 신문하며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허가하지 않은 재판에 불복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사건 단계별로 기록을 어디에 어떻게 신청하는지는 피해자의 형사기록 열람 경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길이 닫히나요?

네 조문이 각각 다른 것을 막고 있어서, 민사 절차를 어느 시점에 걸었는지에 따라 쓸 수 있는 경로가 달라집니다. 제26조제7항은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발생한 피해에 관하여 다른 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일 때에는 배상신청을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이 이미 법원에 걸려 있으면 그 상태에서는 배상신청 자체가 막히는 구조입니다.

제26조제8항은 배상신청에 민사소송에서의 소의 제기와 동일한 효력을 부여합니다. 제34조제2항은 배상명령이 확정된 경우 피해자가 그 인용된 금액의 범위에서 다른 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제32조제4항이 막는 것은 같은 배상신청의 반복이고, 제34조제2항이 막는 것은 인용된 금액 범위의 중복 청구여서, 두 조문이 차단하는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배상명령이 나오면 바로 집행할 수 있나요?

배상명령은 유죄판결 선고와 동시에 하고, 일정액의 금전 지급을 명하는 형식으로 유죄판결의 주문에 배상의 대상과 금액을 표시합니다(제31조제1항·제2항). 배상명령의 이유는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적지 않습니다. 법원은 가집행할 수 있음을 선고할 수 있고(제31조제3항), 배상명령을 했을 때는 유죄판결서 정본을 피고인과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송달합니다(제31조제5항).

집행력의 근거는 제34조제1항입니다. 확정된 배상명령이나 가집행선고가 있는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서 정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별도의 민사판결을 받지 않고도 그 서류로 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소가 걸리면 배상명령도 함께 움직입니다. 유죄판결에 상소가 제기되면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되고(제33조제1항), 상소심이 원심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면소·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때에는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해야 하고, 취소하지 않은 경우에는 취소한 것으로 봅니다(제33조제2항). 상소심이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제33조제4항).

합의가 됐다면 공판조서 화해가 더 나을 수 있나요?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제36조가 또 하나의 경로를 엽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민사상 다툼(해당 피고사건과 관련된 피해에 관한 다툼을 포함하는 경우로 한정합니다)에 관하여 합의한 경우, 두 사람이 공동으로 제1심 또는 제2심 법원에 합의 사실을 공판조서에 기재해 줄 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변론이 종결되기 전까지 공판기일에 출석해 서면으로 하고, 그 서면에는 합의와 그 합의가 이루어진 민사상 다툼의 목적인 권리를 특정할 수 있는 충분한 사실을 적어야 합니다(제36조제3항·제4항).

보증인을 함께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이 경로의 특징입니다. 합의가 피고인의 금전 지급을 내용으로 하고 피고인 외의 사람이 그 지급을 보증하거나 연대하여 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했다면, 그 사람도 피고인·피해자와 공동으로 공판조서 기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36조제2항). 합의가 기재된 공판조서의 효력과 화해비용에는 「민사소송법」 제220조 및 제389조를 준용합니다(제36조제5항).

세 경로를 나란히 놓으면 선택 기준이 보입니다.

구분배상명령(제25조제1항)합의금액 배상명령(제25조제2항)공판조서 화해(제36조)
대상조문이 열거한 죄의 유죄판결열거된 죄와 그 외의 죄 모두피고사건과 관련된 피해에 관한 민사상 다툼
금액 범위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위자료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합의한 내용
신청 주체법원 직권 또는 피해자법원 직권 또는 피해자(합의 존재 전제)피고인과 피해자가 공동 신청
보증인 포함조문에 없음조문에 없음제36조제2항으로 가능
상소심이 무죄로 파기하면원심 배상명령을 취소해야 함(제33조제2항)제33조제2항을 적용하지 않음(제33조제3항)제36조제5항의 준용 규정에 따름
집행 근거제34조제1항제34조제1항「민사소송법」 제220조·제389조 준용

표의 다섯째 줄이 합의가 있는 사건에서 특히 의미가 큽니다. 제33조제3항이 적용을 배제하는 대상이 제25조제2항에 따른 배상명령이기 때문입니다. 합의가 성립하지 않아 가해자가 돈을 법원에 맡기는 쪽으로 가는 경우의 효과는 형사공탁의 절차와 피해자 대응에서 다룹니다.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나요?

배상명령 쪽과 민사 절차 쪽의 갈림은 다음 항목에서 결정됩니다. 조문별 확인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검사로부터 배상신청을 할 수 있다는 통지를 받았는지(제25조의2)
  • 사건이 제1심인지 제2심인지, 변론이 종결되기 전인지(제26조제1항)
  • 같은 피해로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이 법원에 이미 계속 중인지(제26조제7항)
  • 청구 금액을 특정할 자료가 모였는지, 치료가 끝나지 않아 금액이 열려 있는지(제25조제3항제2호)
  • 과실비율이나 손해 범위에 다툼이 있는지(제25조제3항제3호)
  • 받을 손해의 중심이 치료비·위자료·물적 피해인지, 일실수입인지(제25조제1항의 열거 범위)
  • 합의가 있다면 제25조제2항 경로와 제36조 경로 중 어느 쪽 요건에 맞는지

법령 정보 기준일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2026년 6월 2일 시행(법률 제21726호), 「형법」 2026년 10월 2일 시행(법률 제22007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2025년 6월 4일 시행(법률 제20634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2025년 7월 2일 시행(법률 제20878호)입니다.

참고한 공개 자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8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1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5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6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268조 (국가법령정보센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국가법령정보센터)